an everlasting impression

남 얼평하는 쓸데 없는 참견에 자동입력 댓글처럼 달리는 “관상은 과학이다”라는 다소 경멸적인 우스개소리, 이와는 정반대의 맥락으로 읽을 수 있는 링컨의 명언 “After 40, every man gets the face he deserves.” 이 둘의 모순을 동시에 수긍할 수 있는 나이를 살고 있다. 내가 사람들을 경계하고 불신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유독 직관적으로 마음이 안 가고 싫어서 꺼리는 인물들이 (그가 유명 인사건 필부필부든) 결국 시간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불미스럽고 치명적인 스캔들에 연루되거나 겉다르고 속다른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인간으로 판명되는 경우를 반복해서 경험하고는 한다. 이제는 께름직하게 놀라는 걸 넘어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따져봐야겠다. 내가 사람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지녔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하나, 혹은 사람은 저마다 지향하는 가치, 그리고 여기서 비롯되는 삶과 세상에 대한 어떤 태도가 그 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마침 인간은 또 영물이라 이 아우라를 감지하는 능력이 다른 동물에 비해 (사람마다 다를지언정) 현저히 발달했다는 가정이 둘, 아니면 그저 속 편하게 인과응보, “하늘그물이 넓어서 성글어도 빠뜨리는 법이 없다”는 노자의 한 구절처럼 카르마가 착실하게 작동하는 더딘 과정에 내가 우연한 목격자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나부터도 다른 사람의 ‘첫’인상만으로 그의 나머지를 섣불리 구성하려는 유혹에 예사롭게 굴복하는 건 아니지만, 한편으로 한 인격이 상당한 세월에 걸쳐 형성한 인상을 주요하게 참조하며 무시할 수 없는 정보의 원천으로 삼고 있는 걸 보면 남은 생 나의 내면을 어떻게 일구어야 나의 외면을 떳떳하게 책임질 수 있을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는 길고 희미한 인생을 추구하는데 말이지. 삶 앞에 초연한 듯 싶다가 느닷없이 당혹을 금치 못하는 빌 머레이 어르신 같은 표정을 띤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