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ious Coincidence

어느덧 여름이 지나는 길을 며칠째 채근하며 비가 내린다. 다음달, 그러니까 모레면 우리는 9월을 맞이하고 이 달에는 내가 아끼는 동생이 결혼을 하는 놀랍고 즐거운 일이 있다. 
청첩 모임을 위해 종묘 순라길에 위치한 서울집시에서 시간을 가졌다. 창덕궁 옆 원서공원 앞 노상공영주차장에 차를 두고 – 저녁 7시 이후에는 무료라 자리를 얻기 어렵다 – 약속 장소로 걷는데 마침 빗줄기가 그치며 함께 내려앉은 습윤한 밤공기와 사대문 경내 종로 골목에 어린 회고적 기운이 만나 ‘몇 번의 운과 때가 겹치면 이 도시도 제법 아름다워지고는 한다’고 나를 일깨워주었다. 
우리는 각각 필스너, IPA, 포터를 골랐는데 선택에 만족한 이는 나 뿐인 듯 했다. 친한 사람 중에 결혼하는 상황이 너무 오래간만이라 이런 자리에 어울리는 대화의 내용, 예를 들어 어떻게 만났고, 얼마나 교제했고, 신접살림은 어디서 할지 등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가 만만치 않았다. 어쩌면 조심스러웠다고 해야할까. 평소와는 다른 질문과 회답을 숙제처럼 끝내고 우리는 예의 익숙한 주제로 넘어갔다. 요즘 즐기는 음악, 반복해서 찾는 맛집, 이번 무정부 남은 임기 따위.
결혼이라니. 
새로운 시간을 함께 헤쳐나갈 용기와 자아의 헌신과 반려자를 향한 존경을 언제나 간직하고 알맞게 행사하기를. 십년 가까이 해보는데 나는 아직 뭐가 잘 안되네. 아무튼 마음 깊이 축하한다 슬찬아.

(슬찬 커플 사진 아님)